이영재 대표원장, 특발성 전정질환과 안면신경 마비 – 대표적인 말초 신경 질환의 병발과 임상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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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02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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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전정질환과 안면신경 마비
– 대표적인 말초 신경 질환의 병발과 임상적 이해
대표원장 이영재
1. 서론
개에서 급성으로 발생하는 신경학적 이상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 질환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말초 신경 질환으로 특발성 전정질환(Idiopathic Vestibular Syndrome, 이하 ‘IVS’)과 특발성 안면신경 마비(idiopathic facial paralysis, 이하 ‘IFP’)가 있습니다. 두 질환 모두 갑작스럽게 증상이 시작되고, 진행성 경과를 보이지 않으며, 비교적 안정적인 예후를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1,2].
임상적으로 이 두 가지 질환은 각각 별개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동일 환자에서 동시에 관찰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말초 전정증후군 환자의 상당수에서 동측의 IFP가 함께 보고되었으며, 반대로 IFP 환자에서도 전정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히 확인되었습니다[3–5]. 이러한 병발 양상은 우연이라기보다는, 말초 전정계와 안면신경이 해부학적으로 매우 인접한 구조라는 점에서 원인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전정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말초성과 중추성을 구분하는 것이 예후와 치료 방향 결정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병변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신경학적 국소화와 MRI 진단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신경학적으로 말초성으로 판단된 환자 중 약 30%만이 MRI에서 실제 말초 병변을 보였고, 중추성으로 판단한 경우에도 MRI 일치율은 약 6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6,7].
본 글에서는 임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두 대표적인 말초 신경 질환인 IVS와 IFP를 중심으로, 감별이 필요한 주요 질환들과 이를 임상적으로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근거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2. 전정계와 안면신경의 해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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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말초 전정계와 안면신경의 해부학적 관계
전정와우신경(CN VIII)과 안면신경(CN VII)은 내이도에서 인접하게 주행하며, 이후 안면신경은 중이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러한 해부학적 특성은 전정 증상과 안면신경 마비의 병발을 설명하는 중요한 구조적 배경입니다. (출처: Veterinary Clinics of North America Small Animal Practice 42(6):1109–26)
IVS와 IFP의 병발은 말초 신경계의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면 비교적 자연스럽게 설명됩니다. 말초 전정계는 내이(inner ear)에 위치하며, 반고리관, 전정기관, 달팽이관, 그리고 전정와우신경(CN VIII)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8] (그림 1).
전정와우신경(CN VIII)은 내이도를 통해 두개강 내로 진입한 후, 연수(medulla oblongata)의 등쪽가쪽에 위치한 전정핵(vestibular nuclei)으로 연결됩니다(그림 2).
이 과정에서 전정와우신경(CN VIII)과 안면신경(CN VII)은 하나의 경막초(뇌신경을 싸고 있는 막) 안에서 내이도(internal acoustic meatus)를 함께 통과하며 매우 근접해 있습니다[9,10].
안면신경(CN VII)은 안면신경관을 따라 주행하며 중이 및 내이 구조와 인접해 있습니다. 이런 해부학적 특징으로 인해 내이 또는 신경관 내에서 발생한 염증이나 부종은 인접 신경으로 파급될 수 있으며 특히, 좁은 골성 신경관 내를 주행하는 안면신경은 경미한 부종에도 쉽게 압박됩니다. 이런 이유로 전정 증상은 비교적 빠르게 호전되는 반면, IFP는 회복이 지연되거나 잔존하는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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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중추 전정계와 안면신경의 해부학
전정와우신경(CN VIII)은 연수의 등쪽가쪽(dorsolateral)에 위치한 전정핵(vestibular nucleus, 빨간색)으로 연결되며, 해당 전정핵은 소뇌의 타래결절엽(flocculonodular lobe)과 함께 중추 전정계를 구성합니다.
안면신경(CN VII)의 운동핵(파란색)은 전정핵과 해부학적으로 인접한 위치에 존재하며, 이러한 근접성은 전정 증상과 안면신경 마비가 함께 관찰될 수 있는 해부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출처: Comparative Veterinary Anatomy: A Clinical Approach, 2022, pp. 181–187)
3. 해부학적 인접성이 만드는 임상 양상
– IVS와 IFP의 병발
IVS와 IFP가 함께 관찰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말초 전정증후군 환자의 약 30–40%에서 같은 방향의 IFP가 동반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반대로 IFP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같은 방향으로 전정 증상이 함께 관찰되었다는 연구도 보고되어 있습니다[3–5].
임상적으로 두 증상이 병발된 경우, 전정 증상은 대부분 증상이 급성이며 사경이나 안진 등의 증상이 뚜렷해 보호자가 쉽게 인지하지만 IFP는 전정 증상에 가려져 초기에 병발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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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안면신경(CN VII) 마비와 전정 증상이 병발된 코커스파니엘. 좌측 사경(head tilt)과 함께 동측 안면에서 눈꺼풀과 입꼬리의 처짐이 확인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증상의 회복 속도 차이입니다. 두 질환의 병발 사례에서 전정 증상은 대개 수일 이내에 호전 양상을 보이며, 보행 실조와 안진이 점차 감소하였습니다.
반면 앞서 말한 해부학적 특징 때문에 IFP는 회복이 느리거나,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간 잔존해서 편측 안면근육위축과 같은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보고되었습니다[11–13].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병발이 관찰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임상 경과는 비진행성이라는 점입니다.
병발 자체가 예후 불량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병변이 말초 신경계에 국한된 경우에는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1,3].
따라서 병발 여부 자체보다는, 정신 상태 변화, 자세 반응 이상, 수직성 안진과 같은 중추 신경계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지가 예후 판단에 더 중요합니다[6,7].
이러한 근거들을 종합해 볼 때, IVS와 IFP의 병발은 새로운 질환 개념이라기보다는, 말초 전정계와 안면신경이라는 해부학적 인접 구조가 큰 영향을 주는 형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단독으로 발생하는 특발성 전정질환
특발성 전정질환(Idiopathic Vestibular Syndrome, 이하 ‘IVS’)은 말초 전정계 질환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주로 중·노령견에서 급성 또는 초급성으로 발생합니다[1,2].
사경, 전정성 보행 실조, 안진, 구토가 주요 증상이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정신 상태는 정상으로 유지됩니다.
4.1 진단적 접근
IVS는 전형적인 배제 진단입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수평성 또는 회선성 안진, 자세 반응(postural reactions)은 정상적이나 전정성 보행 실조만 보이는 말초 전정계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MRI에서 중추성 병변이나 중이·내이염이 배제될 경우 최종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2,6]. 일부 환자에서 내이의 액체 신호 변화와 같은 비특이적 MRI 소견(FLAIR 영상에서 내이 액체의 비정상적 고신호나 T2 신호의 비대칭성)이 보고되었으나, 이러한 소견이 예후를 예측하거나 치료 방향을 바꾸는 근거가 되지는 않았습니다[14,15].4.2 치료 전략과 약물 사용
IVS의 치료는 대증 치료와 보조적 관리가 중심입니다. 구토, 현훈으로 인해 섭식이 어려운 경우 항구토제, 위장관 보호제, 수액 치료가 임상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1,2].
스테로이드의 사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며 투여가 권장되지 않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IVS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투여가 회복 속도나 예후를 유의하게 개선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1,16].
다만, 임상적으로 심한 구토나 현훈이 동반되어 전신 상태 유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항구토제나 진정 효과를 기대한 보조적 약물 사용이 제한적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질환의 자연 경과가 비진행성임을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약물 사용의 목적이 질환의 “치료”가 아니라 “증상 완화”임을 명확히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2].
대부분의 환자에서 48–72시간 이후부터 자연적인 호전이 관찰되며, 수주 내 기능적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일부 환자에서 사경이 잔존할 수 있으나, 거의 대부분 일상생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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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정상 개의 T2 강조 MRI 영상
말초 전정계에 해당하는 내이는 정상적으로 액체로 채워져 있어 T2 강조 영상에서 균일한 고신호(하얀색)로 관찰되며, 형태상 흔히 ‘오리???? 모양’으로 표현됩니다.
반면 공기가 차 있는 중이(고실)는 무신호(저신호)로 나타납니다. 전정핵은 MRI 상에서 뚜렷한 경계로 구분되지는 않지만 연수(medulla oblongata)의 dorsolateral에 위치합니다.
임상적으로 말초성 전정 증상을 보이면서 이러한 MRI 소견상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다른 원인 질환이 배제되었다면 특발성 전정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5. 단독으로 발생하는 특발성 안면신경 마비
특발성 안면신경 마비(idiopathic facial paralysis, 이하 ‘IFP’)는 안면신경(CN VII)의 단독 침범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말초 뇌신경 질환입니다[4,5].입술 처짐, 귀 하수, 눈 깜빡임 감소, palpebral reflex 소실이 특징적인 임상 소견입니다.
5.1 진단적 접근
진단을 위해서는 중이·내이염, 외상, 중추성 병변을 우선적으로 배제해야 합니다. MRI에서는 안면신경의 조영증강이나, 안면신경이 지배하는 근육(특히 caudal digastric muscle)에서 신호 변화 또는 위축이 비교적 높은 빈도로 보고되었습니다[11–13].이러한 소견은 IFP가 단순한 기능 이상이 아니라, 염증성 또는 면역매개성 신경병증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5.2 치료 전략과 약물 사용
IFP의 치료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표준 치료 지침이 확립되어 있지 않습니다. 일부 증례 보고와 후향적 연구에서 스테로이드가 사용된 경우가 있으나, 스테로이드가 회복률이나 회복 속도를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는 근거는 부족합니다[4,12].그럼에도 불구하고, MRI에서 안면신경의 조영증강이 뚜렷하게 관찰되거나, 급성 염증성 신경병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항염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스테로이드의 투여 목적은 신경 부종 감소를 통한 2차 손상의 최소화이며 단기적으로만 투여합니다[12,13]. 다만 이러한 접근은 근거 수준이 높지 않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신중히 판단되어야 합니다.
기타 면역억제제나 항바이러스제의 투여 역시 현재까지는 근거가 부족합니다[5].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치료의 핵심은 경과 관찰과 보존적 관리입니다.
특히 눈 깜빡임이 감소하며 발생하는 각막 건조, 각막염, 각막 궤양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공눈물, 안연고, 물리적 각막 보호는 거의 모든 환자에서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5]. 예후는 보고에 따라 다양하지만 약 30–60%의 환자에서 완전 회복을 보이고 상당수의 환자는 부분적으로만 회복되거나 안면 비대칭, hemifacial contracture와 같은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4,5,12,13].
6. IVS와 IFP의 감별진단
– ‘특발성’으로 진단하기 전에 반드시 배제해야 할 질환들
IVS와 IFP는 모두 배제 진단(diagnosis of exclusion)입니다. 즉, 다른 원인 질환을 충분히 배제한 이후에만 진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두 질환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무엇을 먼저 의심하고,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입니다.6.1 중이·내이염
중이염과 내이염은 전정 증상과 IFP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 중 하나입니다.말초 전정계와 안면신경은 해부학적으로 중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외이염에서 시작된 염증이 중이와 내이로 확장되면서 두 신경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4,10].
임상적으로는 통증, 외이도 병변, 고막 이상, Horner 증후군 동반 여부 등이 중요한 감별 포인트가 됩니다.
영상 검사에서는 CT 또는 MRI에서 고실(bulla) 내 연부조직 음영 증가나 내이 구조 변화가 확인될 수 있습니다[8,9](그림 5).
이러한 소견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특발성 질환보다는 감염성 또는 염증성 질환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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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중이염과 내이염이 병발한 개의 FLAIR MRI 영상.
양측 고실과 내이에서 비정상적인 고신호가 관찰되며, 이는 정상적으로 FLAIR에서 저신호를 보이는 내이 액체와 대비되는 소견입니다.
6.2 중추성 전정질환
중추성 전정질환은 뇌줄기 또는 소뇌 병변에 의해 발생하며, 말초성 질환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수막뇌염, 뇌경색, 뇌종양 등이 있으며 전정 증상이 관찰될 경우 항상 중추성 병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6,7].중추성 병변을 시사하는 임상 소견으로는 정신 상태 변화, 자세 반응 이상, 수직성 안진, 체위에 따라 방향이 변하는 안진, 다발성 뇌신경 이상 등이 있습니다. 특히 IFP와 전정 증상이 함께 있으면서 이러한 소견이 동반된다면, 말초성 병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6,17].
MRI는 중추성 전정질환을 감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이며, 신경학적 신체검사만으로는 병변 위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6,7](그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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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안진이나 보행 이상 없이 좌측 사경을 보이는 개의 MRI 영상
신체검사에서 안진이나 뚜렷한 보행 이상이 없는 경우, 전정 이상에 대한 국소화는 제한적입니다.
본 환자에서는 조영증강 T1 MRI에서 연수 좌측 복외측 부위의 수막종(meningioma)이 확인되었으며, 전정 증상의 원인이 중추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6.3 내분비 및 대사성 질환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개에서 다양한 비특이적인 신경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IFP와 전정 증상 모두 보고된 바 있어 스크리닝 차원에서 T4 호르몬의 측정은 반드시 이뤄져야합니다.다만 갑상선 수치 이상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이를 전정 증상이나 IFP의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상 증상과 영상 소견을 함께 고려한 종합적인 해석이 중요합니다.
6.4 외상 및 의인성 손상
측두부 외상, 교통사고, 낙상 등은 내이 구조나 안면신경에 직접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또한 중이염의 치료로 시행하는 TECA-LBO (Total Ear Canal Ablation and Lateral Bulla Osteotomy) 이후 합병증으로 전정 증상이나 IFP가 발생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습니다[10].
이러한 경우에는 병력 청취가 감별에서 매우 중요하며, 증상의 급성 발현 시점과 외상 또는 수술 이력 사이의 시간적 연관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6.5 다발성 말초 신경병증 및 전신성 신경 질환
급성 다발성 말초 신경병증에서는 안면신경을 포함한 여러 말초 신경이 동시에 이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IFP나 전정 증상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전신적인 근력 저하, 반사 감소, 보행 장애가 함께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19].따라서 국소적인 전정 증상이나 IFP가 아닌, 전신적인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다면 단일 말초 신경 질환보다는 전신성 신경 질환을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7. 글을 마치며
IVS와 IFP는 개에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대표적인 말초 신경 질환입니다. 두 질환 모두 급성으로 증상이 시작되지만 진행성 경과를 보이지 않으며, 비교적 좋은 예후를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1,2].
다만 급성 발병 시 나타나는 전정증상은 비자발적 안구 움직임이나 균형 상실로 인해 보호자들이 발작이나 경련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실제 질환의 예후에 비해 초기 내원 시 보호자의 불안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 두 질환은 단독으로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일 환자에서 함께 관찰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말초 전정계와 안면신경이 내이도와 신경관을 공유하는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한다면, 전정 증상과 IFP가 동시에 관찰되더라도 이를 곧바로 중추성 병변이나 예후 불량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두 질환이 모두 배제적 진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며 신경학적 신체검사만으로 말초나 중추 병변 위치를 단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① 중이·내이 질환, ② 중추성 병변, ③ 외상 및 전신성 신경 질환을 영상검사를 토대로 순서대로 배제해야 합니다.
결국 임상에서 중요한 것은 전정 증상이나 안면신경 마비를 보이는 환자를 평가할 때, 병변이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 진행성 경과를 보이는지, 그리고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지를 단계적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과도한 예후 비관이나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보호자에게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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